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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코는 프랑스 남부 지중해에 맞닿아 있는 아주 작은 나라입니다. 국경선의 길이가 고작 4.4 킬로미터, 면적은 1.95 제곱킬로미터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이지요. 서쪽으로는 프랑스의 남부 휴양도시 니스가 바로 지척에 있으며, 동쪽으로는 이탈리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지요. 모나코는 이렇듯 면적은 작은 나라이지만 관광객들에게는 카지노와 몬테카를로 자동차 경주 등으로 입소문이 난 관광대국입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유럽에서도 손꼽힐 만큼 아름다운 해양박물관이 있다는 것이 관광지로서의 큰 매력입니다.
모나코 해양박물관 은 고색창연한 건물 자체도 멋있지만, 지중해를 바라보며 병풍처럼 깎아지른 듯 서있는 바위 절벽 위에 우뚝 세워져 더한층 절경을 이룹니다. 이 해양박물관은 모나코 왕자 알베르 1세가 지었습니다. 그는 해양학 발전에 크게 공헌한 해양학자이기도 합니다. 스페인 해군과 프랑스 해군으로도 활동한 알베르 1세는 200톤급 배를 구입하여 지중해와 대서양을 항해하며 많은 해양학 지식을 쌓았습니다. 에펠탑이 만들어졌던 1889년 파리 엑스포 때는 모나코관에 그가 수집한 해양과학 자료를 전시하여 관람객들의 인기를 끌기도 하였지요. 이에 고무된 알베르 1세는 해양박물관을 지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1년에 걸친 공사 끝에 1910년 3월 29일 흰 대리석으로 지어진 모나코 해양박물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건물에는 박물관뿐만 아니라 수족관, 실험실, 도서관 등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1 층에는 심해어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생물의 표본이 , 2 층에는 알베르 1세가 사용했던 해양 관측용 기기 , 어구 등이 전시되어 있지요. 전시물 가운데는 해양학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것들이 많습니다. 수족관은 모나코 해양박물관 지하 1층의 일부와 지하 2층에 위치해있으며,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동쪽 편으로는 지중해와 인근 대서양의 해양생물을 보여주는 전시관이, 중앙부에는 2000년에 문을 연 대형 상어 수조가, 그리고 서쪽 편에는 열대해역 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대형 수조는 높이가 6미터에 달하며 지하 1, 2층에 걸쳐있지요. 도서관에는 장서가 약 5만 권에 달했으나, 지금 대부분 장서는 파리에 있는 해양연구소로 옮겨졌습니다. 모나코 해양박물관의 설립 목적은 바다에 대한 지식을 대중들에게 전파하여 바다를 잘 보호하는 것이지요. 우리도 잘 아는 프랑스의 유명한 해양탐험가 자크 이브 쿠스토도 1957년부터 1988년까지 32년간 관장을 하며 해양지식의 대중 전파에 힘을 썼습니다.
모나코 해양박물관은 박물관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특히 초창기 해양탐사에 사용되었던 각종 탐사 장비와 실험 장비는 해양학 분야의 귀중한 역사 자료입니다. 건물 자체도 미술관 못지않게 예술적이며, 내부 장식 또한 예술적이지요. 해양박믈관답게 샹들리에는 단세포 해양 플랑크톤인 방산충 모양이나 문어가 팔을 활짝 펼치고 있는 모양 등으로 디자인되었습니다. 또 전등을 바닷새 조각으로 장식하기도 했지요. 바닥은 물고기 모양의 모자이크로 아름답게 꾸며졌고요. 해양박물관 구석구석이 바다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어쩌면 이렇게도 아름다운 해양박물관을 만들 수 있었을까 하는 부러움이 안들 수 없지요. 박물관은 전시 공간이 넓어서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습니다. 절벽에 세워진 박물관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지중해 경치도 일품입니다. 박물관 주변은 공원으로 꾸며져 있어 관람객들이 박물관을 구경하고 난 뒤 시간을 보내기에도 좋지요. 해양박물관이 지어질 당시 수족관은 지금과 같지 않았습니다. 단지 해양생물 연구를 위한 부속시설이었지요. 그러나 찾아오는 사람들이 수족관 생물을 관찰하는 것을 좋아하자 몇 차례에 걸쳐 확장하여 오늘날과 같은 수족관 모습을 갖추게 되었지요. 모나코 해양박물관 수족관이 세계적인 명성을 갖게 된 것은 10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계속 개선되어 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열대해역 수조 는 태평양과 인도양의 열대해역, 홍해와 카리브해에 사는 생물을 보여줍니다. 열대해역의 대표적인 생물은 뭐니 뭐니 해도 단연코 산호이지요. 모나코 수족관에 살아있는 산호초를 처음 전시한 것은 1989년이었습니다. 프랑스 니스 대학 한 교수의 노력으로 홍해에 사는 산호를 옮겨와 기른 것이지요. 이로 인해 40톤 수조에 살아있는 산호초 생태계를 재현해 놓을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70종이 넘는 산호가 수족관에서 살고 있습니다. 이 산호초에는 흰동가리, 곰치, 쏠배감펭, 나비고기, 청줄돔 등 산호초에 살고 있는 아름다운 열대어들이 함께 합니다. 그리고 집게, 말미잘, 해삼과 같은 무척추동물도 볼 수 있지요.
수족관 중앙에 자리 잡은 상어 수조 는 약 400톤의 바닷물을 담고 있으며 높이가 6미터에 달해, 지하 1, 2층에서 모두 볼 수 있습니다. 수조 바닥 근처에서는 상어와 가오리를, 그리고 수조 상부에서는 산호초를 배경으로 열대 물고기의 군무를 볼 수 있지요. 열대해역 수조 반대편에는 지중해 바닷속을 보여주는 수조가 있습니다. 산호초에 사는 해양생물들처럼 예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인근 바다에 사는 친근한 생물을 볼 수 있지요. 육지로 둘러싸인 지중해에 사는 해양생물은 지브롤터 해협이나 수에즈 운하를 통해 들어와 지중해 환경에 적응한 독특한 종들이 많아 흥미롭습니다. 작은 나라 모나코에 있지만 모나코 해양박물관은 꼭 한번 가볼 만한 결코 작지 않은 수족관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