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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트레킹, 껄로여행지 이야기 2021. 10. 22. 22:14
해외여행을 하다 보면, 현지인들이 사는 집에서 자고, 그들이 정성껏 차려준 음식을 먹고 싶은 적 있으셨죠. 오늘 소개하는 미얀마 걸로 트레킹은 고산족이 사는 마을에서 먹고 자며, 미얀마의 풍요로운 들판을 걷는 이색적인 코스입니다. 우리나라엔 아직까진 알려지지 않아 생소한데요. 반면 유럽 여행자들에게는 매우 인기 있는 여행지이자 트레킹 코스로 유명합니다.
미얀마는 인도차이나 반도에 자리하며,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6시간쯤 걸리는데요. 걸로는 미얀마의 관문인 양곤에서 비행기를 타고 1시간쯤 날아 혜호 공항에 도착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트레킹 출발지인 ‘걸로 마을’에 닿았습니다. 오늘 소개할 걸로 트레킹은 걸로 마을에서 인레호수까지 총 60㎞의 길로, 2박 3일 정도 걸립니다. 걸로 마을에 도착하면 현지 여행사에서 트레킹 예약부터 해야 하는데요. 우리나라 돈 4만 5천 원 정도면, 2박 3일 동안 가이드, 숙박과 음식 등 트레킹에 필요한 모든 것이 제공됩니다.
걸로 마을을 벗어나 호수에서 비로소 첫 휴식을 가졌는데요. 이때 가이드가 나눠준 과자는 꿀맛이었습니다. 언덕에 자리한 전망 좋은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내려오면, 기찻길을 따라 길이 이어지는데요. 기차역 앞은 작은 시장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기차마을을 지나면 고산족 초등학교를 만나는데요. 이곳 아이들이 어찌나 재밌게 노는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더군요. 한동안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어느새 시간이 흘렸습니다. 다시 걸음을 옮겨 도착한 단누마을 숙소에는 화려한 이불이 깔려있었는데요. 주인아주머니가 정성껏 준비한 음식과 미얀마 맥주를 마시면서 오늘 하루의 피로를 풀었습니다. 저녁을 먹고 얼마나 지났을까? 음악이 흘러나와 그곳으로 가봤는데요. 춤판이 벌어지더군요. 흥겨운 음악에 맞춰 고산족 선남선녀들이 함께 춤추는 모습이 너무 흥겨워 저도 따라 하면서 즐거운 밤을 보냈습니다.
다음 날, 이른 아침을 챙겨 먹고 걷는 길은 말할 수 없이 상쾌했는데요. 안개가 낀 들판과 거기서 일하는 아낙, 나무하는 사내, 꽃밭길, 그 모습들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언덕 위에 오르자 앞으로 시원하게 조망이 열렸는데요. 점심을 먹고 나서 걷는 들판길은 마치 바오바브나무가 서 있는 것 같아 신기했는데요. 여기서 마실 가는 고산족 아주머니들을 만나 함께 걸었습니다. 비록 말을 통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이방인에게 친절했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서로 키득키득 웃으며 함께 걸었습니다. 한동안 걸어가자 타투파 마을 숙소에 도착했는데요. 주인아주머니가 나와 일일이 악수하며 우리를 환영하였습니다.
트레킹 마지막 날, 이른 아침 마을을 벗어나자 도로를 만났는데요. 이곳에 고산족의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기념품 가게가 있었습니다. 가게 옆에는 꼰야를 팔고 있었는데요. 물어보니 미얀마의 독특한 3가지 문화가 바로 론지, 타나카, 꼰야라고 하더군요. 론지는 남자가 입는 치마, 타나카는 여성들이 얼굴에 바르는 천연 선크림이지요. 꼰야는 씹는담배로 구장 잎에 하얀 소석회를 바르고, 빈랑 열매와 담뱃가루를 넣고 말아서 입에 넣고 씹습니다. 그러면 처음에는 달다가 매우 쓴 맛이 나는데요. 나중에는 입 안이 상쾌해지지만, 빈랑 열매 때문에 혀가 빨개집니다. 우리는 그게 재밌어 서로 혀를 내밀고 사진을 찍으며 깔깔 웃었습니다. 도로가 끝나면 붉은 황토가 보이는데요. 황톳길이 마치 우리나라의 어느 시골을 걷는 듯 반가웠습니다. 거대한 보리수나무 아래를 지나면, 점점 내리막길이 이어지다가 대망의 인레 호수에 닿는데요. 이제 보트를 타고 호수 반대편 낭쉐 마을로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시원한 바람맞으며 호수를 가르는 맛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호수에 사는 주민들, 과자를 쫓아 나르는 갈매기들, 낚시하는 어부들을 구경하다 보면 1시간이 훌쩍 지나고, 낭쉐 마을에 닿으면서 트레킹이 마무리됩니다.
‘여행은 사람 사는 맛’이라는 말이 있는데요. 걸로 트레킹처럼 이 말이 잘 맞는 경우도 없는 것 같습니다. 세계 각국의 여행자를 한 팀으로 이어주고, 또 소박하고 착한 고산족들을 만나게 해 주었으니까요. 트레킹을 다 마쳤다면 인레호수 둘러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호수를 둘러보는 1일 보트 투어에 꼭 인 데인 유적지를 포함시키세요.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인 데인 유적지에서 인간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긴 부처상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