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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도 신비의 바닷길
    여행지 이야기 2021. 10. 21. 00:38

    출처 서울문화투데이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곳이 있습니다.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들어보셨는지요? 진도군 고군면 회동리와 의신면 모도 사이 2.8km, 폭 40m 길이의 바닷길이 조수 간만의 차로 1시간~1시간 30분 동안 갈라지는 바닷길입니다. 제부도나 무창포 등 서해안에 바다가 갈라지는 곳이 여럿 있지만 진도처럼 길 양 옆에 바다가 있고 배가 둥둥 떠 있는 곳은 진도가 유일하지요. 바닷길이 열리면 장화를 신은 관광객들은 바닷길을 따라 건너편 모도를 다녀오기도 하고 조개를 캐거나 미역을 따면서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만끽하지요.

     

    사실 ‘진도 신비의 바닷길’은 해외에 더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시아는 물론 유럽의 관광객까지 이 장관을 만나기 위해 대한민국 남단인 진도를 찾는데요.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74년 주한 프랑스 대사였던 피에르 랑디의 공헌이 컸습니다. 그는 자신이 키우던 진돗개가 태어난 곳이 궁금해 진도를 찾았다가, 우연히 신비의 바닷길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75년 바다가 갈라진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진도를 찾는데요. 눈앞에 펼쳐진 믿을 수 없는 기적 앞에 큰 감동을 받습니다. 2년 후, 본국으로 돌아가게 된 그는 자신이 목격한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한국판 모세의 기적’으로 소개하면서 프랑스 신문과 일본의 문예춘추 잡지사에 기고했죠. 그러자 진도 바닷길에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진도 바닷길은 신비한 곳인 만큼 아련한 전설을 품고 있는데요. 그 옛날 진도에는 호랑이의 침입이 잦아 마을 사람 모두가 건너편 섬인 모도(茅島)로 피신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급히 떠나는 바람에 안타깝게도 뽕 할머니를 빼놓았는데요. 홀로 남겨진 뽕할머니는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며 매일 용왕님께 기원했습니다. 그러자 꿈속에 용왕님이 나타나 ‘내일 무지개를 바다 위에 내릴 터이니 그때 바다를 건너가라’고 했습니다. 다음날 바닷가에 나갔더니 정말 바닷물이 갈라지면서 무지개처럼 둥글게 휘어진 길이 생겼고 마을 사람들도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런 전설이 더해져 더욱 신비로운 진도 바닷길은 볼수록 빠져듭니다.

     

    신비의 바닷길에서 고개를 넘으면 첨찰산 자락 운림산방이 나옵니다.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고 해서 운림산방이라 부르는데요. 이곳은 조선후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이 말년을 보낸 곳이지요. 소치의 아들 미산 허형과 손자인 남농 허건 그리고 증손자, 고손자까지 5대에 걸쳐 산수화의 대를 이은 곳이기에 ‘한국 남화의 본거지’로 부른답니다. 그 앞엔 오각으로 만들어진 연못(운림 지)이 있으며 가운데 둥근 섬에는 배롱나무가 자라고 있는데요. 소치 선생이 심었다고 전해집니다.

     

    운림 삼방 뒤쪽의 쌍계사도 운치 있는 곳입니다. 천연기념물 107호인 상록수림이 유명한데요. 동백나무, 후박나무, 종가시나무, 참식나무, 굴피나무 등 난대림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쌍계사 상록수림은 허련 선생의 산책로였는데요. 작고 소박한 절집을 거닐어 보니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몇 년 전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에서 프랑스 사람을 만났습니다. 오로지 이 놀라운 한 장면을 보기 위해 거금 500만 원을 들여 한국에 왔다고 했는데요. 신비로운 광경 앞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로 감동을 하면서, 흥분하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여러분도 때가 맞고 시간이 맞을 때 언젠가 한 번쯤은 진도 신비의 바닷길을 보러 가보시길 바랍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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