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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여행지 제천 자드락길
    여행지 이야기 2021. 10. 20. 01:07

    어릴 적 이 노래 많이 불러보셨죠?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 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금강산 동요, 저도 참 오랜만에 불러보는데요. 금강산처럼 아름다운 곳이 충청북도  제천에 있습니다. 울창한 숲길을 걷고, 파란 하늘을 담은 호수를 마주할 수 있는  자드락길입니다.자드락길은 나지막한 산기슭의 비탈진 땅에 난 좁은 길 을 의미하는 순우리말인데요. 8 개의 코스 중 제6코스인  괴곡성벽 길 이 가장 인기 있고 경치가 빼어납니다. 옥순대교에서 시작해 원점으로 돌아오는 코스는 총 7km, 2시간 반이면 족하지요.

     

    옥순대교 옆에 놓인 오솔길은 괴곡성벽길의 시작입니다. 초입부터 향긋한 냄새가 기분 좋은데요, 제천이 한방의 고장답게 약초와 야생화를 심어 놓았습니다. 심마니들이 이 산에서 산삼을 캤다고 할 정도로 건강한 땅이지요. 빼곡한 숲길을 따라 30여분 쯤 오르면 너른 평상을 가진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호수와 산의 절묘한 만남은 마치 노르웨이의 피오르 해안을 떠올리게 합니다. 아침에 이곳을 오르면 호수에서 피어오르는 물안개와 금수산의 기암절벽이 선경을 그려내지요. 지금이야 적막하지만 삼국시대에는 신라, 고구려, 백제가 이 남한강을 차지하려고 처절하게 싸웠던 전쟁터였습니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면 하늘 아래 첫 동네인 다불리 마을로 이어집니다. 이곳은 서너 집 밖에 살지 않는 산골 오지인데요. 산꼭대기에 위치해 산자락을 발아래 두고 걷는 기분이 듭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마침 나그네의 갈증을 풀어줄 주막이 손짓하는데요. 전기마저 들어오지 않아서 가마솥에 장작을 지펴서 두부를 만듭니다. 그 맛이 둘이 먹다 둘 다 넘어가도 모를 정도인데요. 주인장이 직접 농사지은 콩으로 만든 두부에 정성스레 빚은 동동주 한잔까지 더해지면, ‘야아~ 바로 이 맛에 산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입니다. 든든히 먹은 후 굽은 임도를 따라 걷다 보면 옥순대교가 반깁니다.

     

    빨간 립스틱을 연상케 하는 옥순대교 가 멋지지요. 다리 중간쯤에 서서 옥순봉을 감상해도 좋지만 옥순대교 북단, 오솔길을 따라 올라가면 옥순봉 전망대가 나옵니다. 먼발치에서 바라본 천연 돌기둥이 장관이지요. 조선초 옥순봉(玉筍峯)은 청풍군에 속해 있었습니다. 그런데 퇴계 이황이 단양 군수로 부임하게 됐는데요. 그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단양 태생의 기녀 두향이 아름다운 옥순봉 절경에 반해, 이곳을 단양군에 속하게 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퇴계는 청풍부사에게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하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청풍부사는 일언지하에 거절했죠. 그래서 지금도 옥순봉은 예전 청풍 군인 제천군에 속해있습니다. 역시나 아름다운 절경에 반한 퇴계는 단애를 이룬 석벽이 마치 대나무 순이 솟아오른 것과 같다 하여 ‘옥순봉(玉筍峰)’이라 이름을 지어주고, 석벽에는 단양에 들어가는 관문이라는 뜻인 ‘단구 동문(丹丘洞門)’을 새겼습니다. 그로부터 옥순봉은 단양 팔경 중에 하나가 되었죠. 옥순봉을 멋지게 보려면 선착장에서 캬약을 빌려 타고, 옥순봉 수직 절벽 바로 아래까지 가보는 것도 좋은데요. 힘차게 노를 저으니 조선시대 풍류를 즐기는 것 같습니다. 수면에서 바라본 옥순봉은 더욱 장엄하지요.

     

    자드락길과 함께 제천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곳이 있지요 충주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남한강은 청풍호수를 만들어내는데요.내륙의 바다 라고 불릴 만큼 규모가 대단합니다. 청풍호를 끼고도는 드라이브 길이 멋진데요. 특히 벚나무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4월 초순이면 호반길 30리 길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은 연상케 합니다. 청풍호반 벚꽃축제까지 열리니 이때 가면 하얀 벚꽃이 눈처럼 휘날리는 풍경을 만날 수 있죠. 호반길 입구에 자리한 금월봉도 놓치기 아깝습니다. 과거 시멘트 제조용 점토 채취장이었는데요. 땅을 파다가 기암괴석 군이 발견되면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중국 윈난의 ‘석림’을 축소한 것 같은데요. 제천 사람들은 작은 금강산으로 부릅니다. 금강산을 닮은 충북 제천 자드락길,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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