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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HEALTH 2021. 10. 24. 13:26
그리스 최고의 명의 히포크라테스
약 2400년 전 어느 날 임산부가 난산으로 그리스 최고의 명의 히포크라테스를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히포크라테스도 그녀의 고통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었는데요. 그때 산모의 늙은 시어머니가 주머니에서 버드나무 껍질을 한 주먹 꺼내어 꼭꼭 씹으라며 며느리에게 주었고 산모는 산통을 이겨내고 순산을 했습니다.
진통제로 널리 쓰여 온 버드나무
히포크라테스는 이 사건 이후로 환자의 통증을 치료하는데 버드나무 껍질을 활용해 큰 효과를 거두었다고 하죠.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화가 전해지는데요. 이순신 장군 역시, 무과 시험 중 낙마를 하게 돼 큰 부상을 입지만 버드나무 껍질로 발목을 싸맨 뒤 끝까지 시험을 치렀다는 이야기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진통제로 널리 쓰여 온 버드나무에는 대체 어떤 성분이 들어있는 걸까요? 수천 년 동안 진통제로 쓰여 온 버드나무 껍질의 성분은 19세기가 되어서야 밝혀졌습니다. 1828년 프랑스의 약학자 앙리 르루가 버드나무 껍질에 있는 살리신 성분이 진통제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낸 거죠. 이어 이탈리아의 라파엘 피리아가 살리신을 추출, 정제해 살리실산으로 발전시키는데요. 1874년에 이르러 독일의 화학자 헤르만 콜베가 살리실산을 인공적으로 합성해내는 데 성공하게 됩니다. 이로써 살리실산은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치료제로 널리 쓰이기 시작하는데요.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살리실산에는 몇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맛이 너무 써서 먹기가 불편하고, 위장을 자극해 속 쓰림이나 위궤양을 유발하는 등의 부작용 때문에 오랜 기간 복용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것인데요. 이런 문제를 극복한 것이 바로 아스피린입니다.
아스피린의 등장
아스피린은 1897년, 바이엘의 연구원이자 독일의 화학자인 펠릭스 호프만이 개발했습니다. 1868년 사업가 집안에서 태어난 펠릭스 호프만은 어려서부터 화학 공정 등에 관심을 보였는데요. 뮌헨 대학에서 관련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는 지도교수였던 아돌프 본 바이엘의 눈에 띄게 됩니다. 바이엘은 호프만에게 당시 독일 제약 및 염료 업계를 주름잡던 자신의 회사 ‘바이엘’에서 함께 일할 것을 제안하죠. 호프만은 바이엘 회사의 신설 제약 연구부에 입사하면서 스승의 제안을 따르게 되는데요. 호프만이 바이엘 회사에 입사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그의 아버지 때문이었습니다. 호프만의 아버지는 전신을 괴롭히는 관절염 때문에 움직일 수조차 없을 정도의 큰 아픔을 겪고 있었는데요. 서글프게도 당시에는 이러한 고통을 완화시켜 주는 마땅한 진통제가 없었고, 있다 해도 극심한 부작용으로 복용이 어려운 상황이었죠. 때문에 호프만은 진통제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되는데요. 처음 호프만이 아스피린을 발견했을 때 과학계에서는 그의 연구결과에 반신반의하며 약효 입증을 거절했습니다. 이때 호프만의 상관인 아르투르 아이헨 그륀은 호프만이 발견한 이 약을 베를린으로 가져가 직접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하는데요. 관절염 환자들의 증상이 개선되며 우수한 효과가 나타나 아스피린의 상용화에 큰 역할을 하게 됩니다. 특히 이 전의 살리실산 추출물은 부작용이 심했는데 호프만이 발견한 이 합성물은 고통을 경감해주면서 열을 낮춰주는 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 것이죠.
아스피린의 특허와 생산 시작
1899년 바이엘은 드디어 이 약에 '아스피린'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특허를 받게 됩니다. 최초의 아스피린은 원래 가루 형태였는데요. 전 세계 곳곳에서 아스피린이 불법 생산되자 1915년부터 아스피린을 알약으로 바꾸고 Bayer라는 글자를 십자 모양으로 새겨 넣게 됩니다. 그리고 1917년 바이엘의 아스피린 특허가 종료되자, 여러 제약사들은 아스피린을 생산하는데요. 아스피린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여러 질병의 치료를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아스피린의 진화
아스피린이 발견된 지 125년이 경과한 지금, 진통제와 해열제로 유명한 아스피린은 심장질환 예방 목적으로도 애용되고 있는데요. 베이비 아스피린이라 불리는 저용량의 아스피린은 혈전 생성을 방지하고 피를 잘 돌게 해서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과 심장수술 이후 질병의 관리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스피린은 지금까지 수백만 명의 목숨을 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 아스피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약인 것은 물론 미국에서만 1년에 적어도 1,500만 개의 아스피린이 복용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2015년에 이뤄진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심장 질환을 가진 경우의 1/4 정도가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자가 처방(self-medication)에 따라 저용량 아스피린을 복용하고 있다고 하죠. 이 때문에 국내에서도 아스피린을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복용하는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식탁에 두고 누구나 한 알씩 먹으면 마치 심장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명약'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으신 듯한데요. 하지만 고혈압 등의 심혈관계 질환이 없는 건강한 성인이 복용할 경우 위장관계 부작용이 생길 수 있고요. 또한, 장기 복용이 필요한 환자들의 경우에도 아스피린으로 인한 출혈 가능성이 있음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치과 치료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약 일주일 정도 복용을 중지해야 출혈의 위험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도 꼭 기억하셔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