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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소비 경쟁 전략이란경제 이야기 2021. 10. 21. 21:29
사진출처 동아일보 여러분, 경쟁우위란 용어에 익숙하실 겁니다. 경쟁우위란 일반적으로 “기업에게 경쟁기업보다 더 뛰어난 이점을 가져다주는 저렴한 비용 혹은 뛰어난 품질 같은 요소들 혹은 이것을 제공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경쟁우위의 세 가지 전략은 원가 우위, 차별화, 그리고 집중화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쟁기업 보다 더 나은 제안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겁니다. 그것이 저가항공사에서 보는 가격이든, 기능과 디자인에서 차별화된 제품이든 그 시장의 소비자를 겨냥한 제품을 통해 비교우위를 점하는 것이든 말이죠. 우리는 이것이 우리가 생존하고 번영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의문을 하나 던져봅니다. 과연 이런 방법밖에 없을까요. 경쟁기업을 빼고는 혁신을 생각할 수는 없는 걸까요?
여러분 소싯적 컴퓨터 게임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저 역시 오락실에서 ‘갤러그(Galaga)’라는 게임을 즐겨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부모님 몰래 말이죠. 이제 2006년 늦가을로 한번 거슬러 가보겠습니다. 이즈음 게임시장은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양분하고 있었습니다. 두 기업은 좀 더 선명한 화질, 음향효과 그리고 뭔가 더 흥미진진한 시나리오를 만드는데 온 힘을 쏟아붓고 있었죠. 경쟁기업을 압도할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2006년 11월 닌텐도가 위(Wii)를 출시합니다. 제품이 출시되자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는데요. 누군가는 심지어 “내 두 살짜리 아들이 야구게임을 하더라”라고 사용후기를 올린 겁니다. 실제로 설명서라고는 한 줄도 읽어본 적 없는 아이들이 닌텐도 위 컨트롤러를 자유자재로 갖고 노는 유튜브 영상을 쉽게 볼 수 있는데요. 특히 위 핏 고객 중 다수는 그동안 비디오 게임이라는 것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닌텐도의 ‘밸런스 보드’라는 것 위에 앉아 요가를 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제 누가 뭐라고 해도 어엿한 비디오 게임 산업의 고객이 된 건데요.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그런 고객 말입니다.
우리는 혁신에 다양한 걸림돌이 있다는 것을 압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중 한 가지가 고객이죠. 보통 기업은 주어진 고객을 시장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기업은 이들이 원하는 것으로 주려고 안달을 냅니다. 경쟁기업과 고객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이 과정은 피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함정이 되기도 하죠. 아주 유명한 사례가 하나 있습니다. 혁신의 아이콘답게 소니는 2006년에 PRS(Portable Reader System)라고 부르는 휴대용 전자책 단말기를 개발했습니다. 이북(e-book)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소니는 자신의 고객들에게 불편한 점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제품의 크기와 디스플레이 품질이 주요 불만사항으로 지적됐는데요. 그래서 소니는 더 얇고 가볍고 가시성 높은 제품을 개발했죠.
반면 아마존은 이북을 사용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가졌습니다. 왜 쓰지 않는 것일까. 인터뷰 결과는 “별로 읽을거리가 없어서”라는 것이었습니다. 아마존은 2007년 킨들(Kindle)을 출시하면서 소니가 준비했던 것보다 4배나 많은 전자책을 구비했고, 인터넷을 통해 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첫 출시 당시 Kindle은 출시 6시간 만에 완판됐구요. 종이책 고객 중 일부를 전자책 고객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소니의 PRS는 기능과 성능만 본다면 훨씬 우수한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시장은 킨들 차지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소니는 이북 시장을 떠납니다. 만일 아마존이 기존 고객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아마 소니와 비슷한 답에 이르렀을 겁니다.
닌텐도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기존 고객이 원하는 화면, 음향, 속도에 집중하는 대신 게임을 하지 못했거나, 관심 없었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원리를 ‘비소비 경쟁 전략’ 혹은 ‘경쟁기업 대신 비소비자에서 찾는 혁신’이라고 부릅니다. ‘비소비 경쟁 전략’은 기존 소비자를 놓고 경쟁하는 대신 기존에 우리들이 고객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소비자들을 어떻게 내 고객으로 만들지 생각해 보라고 합니다. 거기에 바로 ‘블루 오션’이 있다는 것이죠. 경쟁에 의해 붉게 물든 ‘Red Ocean’이 아니라 새 고객들이 있는 누구도 생각해 보지 못한 그런 시장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와해성 전략에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놀라운 이점도 있습니다. 여러분이 소니나 마이크로소프트였다면 위가 출시된 후에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보십시오. 당연히 화끈한 반격을 준비했을 것 같지만 실상 전혀 그렇지 못했습니다. 당시 기록은 이렇게 상황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들 업계의 자이언트들은 ‘닌텐도 킬러’라고 부르는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몇 달에 한 번씩 말하고는 있지만 지난 18개월 동안 어떤 것도 이런 이름을 붙일 만한 것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이제껏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것이라고는 자신의 콘솔 가격을 내리는 것이 전부였습니다”라고 말입니다.
실상 이런 사례는 빈번하게 목격됩니다. 혁신의 역설이라고나 할까요. 단순하고, 쉽고, 발상을 조금만 바꾸면 가능한 듯 보이는 그렇기에 일견 따라 하기 쉬워 보이는 혁신이지만, 막상 복제하기 어렵다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혁신을 시도해 보기는커녕 그간 자신이 구축해둔 성공의 논리와 경험에 발목이 잡히는 선도기업들이 많죠. 많은 기업들은 이렇게 경쟁이 심한 시장에서 블루 오션이 남아 있을 리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여전히 상식을 뒤집어 고객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