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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 산업혁명 키워드는 플랫폼과 파편화
    경제 이야기 2021. 10. 20. 22:24

    사진출처 프론테오코리아홈페이지

    최근 수년간 4차 산업혁명은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죠. 하지만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면서도 여전히 2차 산업혁명이 만들어 놓은 틀 속에 갇혀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 낼 패러다임의 변화를 읽고 혁신의 방향성을 잡아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4차 산업혁명은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회자되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과 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구동되는 플랫폼식 접근을 통해서 시장의 공급자와 사용자, 모두가 시간과 공간이라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면서 각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최적 적화된 환경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그래서 4차 산업혁명은 ‘시공을 초월한 최적화’로 정의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파편화라고 생각되는데요. 시장이 원하는 최적화된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과 서비스는 최소한의 기능을 구현하는 모듈 단위로 쪼개져 플랫폼이라는 장에서 사용자의 관점에 의해 선택되고 재 조합되어 사용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조차도 사용자의 관점에 의해서 재조합될 것입니다. 그런데 시장과 사회의 파편화가 가속화된다는 의미는 우리 사회 구성원이 경험해야 할 관계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하나의 제품을 구매할 때도 사용자들은 그들이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는 모듈을 선택하여 조합해서 사용하는 과정에서 한 번 이상의 구매 관계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경험하게 될 관계의 수가 증가하는 과정에서 우리의 소통방식도 변화를 겪을 텐데요. 최근, 서비스 시장의 화두 중의 하나는 언택트 서비스, 일부 매장에서는 쇼핑 바구니의 색상을 구분해 놓고 특정 색상의 쇼핑 바구니를 든 고객에게는 점원들이 말을 걸지 않습니다. 일부 젊은 고객들은 대면소통을 극도로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함께 공부하고 뛰놀던 친구 몇 명 그리고 동네 어르신 몇 분과의 제한된 관계 속에서 성장했던 기성세대와 달리, 현재 10대와 20대 초반의 Z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스마트기기들이 만들어 놓은 사이버 공간에서 가 기성세대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수많은 관계 속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기성세대가 관계로부터 피로감을 느끼기 시작한 나이보다 훨씬 이른 나이에 지금의 10대, 20대 초반 인구는 관계에서 피로감을 느끼고 대면소통을 기피합니다. 20대 연령층에 인터넷 전문은행이 반응이 좋은 이유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주는 편리함보다는 대면소통이 불필요한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동영상을 기반으로 하는 소통은 대면소통을 기피하는 사회 구성원에게 대면소통에 비해 비효과적인 비대면 소통의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할 것입니다. 지난 한 해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한 앱이 유튜브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파편화되는 시장은 관계에 대한 구성원의 시각도 바꾸어 놓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한 번 맺은 관계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 왔는데요. 하지만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대안 관계를 찾아갈 것입니다. 다양한 기제를 기반으로 정년까지 직원의 노동력을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민해 온 기업 역시 앞으로는 필요로 하는 노동력을 플랫폼 방식의 접근을 통해서 그때그때 찾아갈 텐데요. 4차 산업혁명은 시장의 사용자와 공급자 모두가 윈-윈 하는 구조를 만들었지만, 그 과정에서 플랫폼 간의 그리고 플랫폼에 올려진 모듈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대부분의 기술이 대중화되면 기술을 확보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원가를 절감해서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시대가 다가오면 결국 기업의 경쟁력도, 개인의 경쟁력도 브랜드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플랫폼도, 기업도, 개인도 선택받기 위해 끊임없이 매력 요소를 발산해야 합니다. 생수업체 에비앙의 역사는 17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요로결석을 앓던 한 프랑의 귀족이 알프스 산맥의 에비앙 지역에서 무기질이 듬뿍 담긴 생수를 마시고 휴양을 했더니 요로결석이 나았다’가 에비앙 역사의 시작입니다. 그 이후로 에비앙 생수와 관련된 고객들의 수많은 이야기들이 얽히고설켜 에비앙의 역사를 만들고 에비앙의 브랜드를 만듭니다. 그리고 시장의 고객에게 신뢰를 주죠.

     

    파편화가 가속화되는 미래에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매력 요소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기업도 개인도 지난 시간 속의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의 이야기를 엮어 브랜드를 구축하고 관리하면, 선택받기 위해 시장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 과정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이야기를 통해서 기억하고 떠올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재미 요소를 담고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수 있겠죠. 단,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진실만을 담아야 한다는 겁니다. 인터넷의 발달로 거짓된 이야기로 구성된 브랜드는 한순간에 모든 것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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