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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조스가 공개한 의사결정 3원칙인문학(humanities) 2021. 12. 16. 13:31
퀴즈 하나 드릴게요. 회사를 맞춰주시면 됩니다. 미국 기업이고요, 2017년 올해로 상장한 지 딱 20년이 됐습니다. 지난 5월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이 회사의 주식을 사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화제가 됐죠. 그만큼 현재 좋은 실적과 높은 주가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원래 전자책을 파는 온라인 쇼핑몰로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지금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도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회사일까요? 바로 아마존입니다.
2017년 1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아마존의 분기 매출은 357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0조 3천억원에 이르고요, 전년도 동기 대비 23%나 성장했습니다. 아마존 창립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는 1997년 회사가 상장한 이래로 매년 주주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왔는데요, 올해도 어김없이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했습니다.
2017년 주주서한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요. 베조스가 아마존 성공을 위해 지켜온 자신의 의사결정 원칙을 공개했다는 겁니다. 그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훌륭한 의사결정을 하는데 문제는 그 좋은 의사결정을 너무 늦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와 같은 경영환경에서 “질이 높지만 늦은” 의사결정은 소용이 없고 “빠르고 질 높은(High-Velocity, High-Quality)” 의사결정만이 필요할 뿐이다.” 이렇게 제프 베조스는 의사결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스피드’를 뽑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베조스가 공개한 “의사결정의 3원칙”은 무엇인지 하나씩 알아보겠습니다.
첫번째는 ‘한번 결정하면 끝’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겁니다. 우리는 보통 리더의 의사결정을 ‘고심 끝에 내리는 단 하나의 올바른 결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하지만 베조스는 생각보다 많은 의사결정이 번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얘기합니다. 물론 번복할 수 없는 의사결정도 분명히 있습니다. 예를 들어 큰돈을 들여 다른 기업을 인수하는 M&A 같은 결정은 한번 공표하면 쉽게 번복하기가 어렵죠. 그래서 베조스는 자신이 해야 할 의사결정을 타입(Type) 원과 타입 투로 구분했는데요, 타입 원은 번복할 수 없는 것으로 보다 신중히 결정하는 반면, 타입 투는 번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다 가볍고 빠르게 결정을 내립니다. 여러분도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타입원과 타입 투를 구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빠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실 겁니다.
두번째는 필요한 정보가 70% 정도까지 확보되면 바로 의사결정을 하라는 겁니다. 90%까지 기다리다가는 타이밍을 놓칠 수 있습니다. 사실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는 이유는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인데요.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를 때는 정보를 모으는 과정에서 이미 그전에 모은 정보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시장도, 타겟도, 고객도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정보가 적다고 불안해하지 마시고 적은 정보로 의사 결정하는 통찰력과 단호함이 필요합니다.
현재 아마존의 성장을 이끄는 사업이 혹시 뭔지 아시나요? 네, 바로 클라우드 서비스인데요, 저희에게는 겨우 1~2년 전에나 익숙해진 이 용어, 아마존은 이미 10년 전인 2006년에 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아마존이 이런 사업을 준비한다고 알려졌을 때 다른 기업들은 시장이 없는 사업이라고 웃어넘겼죠.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아마존은 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0년 전 아마존이 이 사업을 시작했을 때 아마 확신에 찬 결정은 아니었을 겁니다. 시장 예측도 어려웠을 거고요, 클라우드 서비스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겠죠. 하지만 현재 클라우드 서비스는 AI와 연결되면서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데요, 이런 측면에서 필요한 정보의 70% 정도면 의사결정해야 한다는 베조스의 조언을 되새겨 볼만 합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의견 일치를 이루기 위해 너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하지 말라는 겁니다. 물론 리더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려서는 안 되겠죠. 하지만 베조스는 논의에 논의를 거듭해도 의견 일치를 볼 수 없을 때는 도박하듯 ‘일단 한번 해보라’고 조언합니다. 의견 일치를 보고 대대적으로 실행에 나서기 전에 일단 작게 한번 시작해 보라는 거죠. 여러분, 아마존 고(Amazon Go)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아마존이 계획하는 오프라인 매장인데요, 여기에는 점원도, 계산대도 없습니다. 고객이 매장에서 쇼핑을 하고 나오면 핸드폰 앱을 통해 자동으로 계산이 되고 나중에 청구되는 방식이죠. 이 아마존 고는 시작단계에서 내부의 우려가 많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시애틀 본사에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의사결정을 제때 하지 못하고 미루는 이유는 대부분 그 결과가 잘 못 될까봐 두렵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기업들은 의사결정을 잘못해서 발생하는 리스크보다 의사결정을 제때 하지 않아서 일어나는 리스크가 더욱 크다는 것을 일관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마존도 모든 의사결정에서 항상 성공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패한 프로젝트도 많았죠. 하지만 실패를 했을 때에도 그것을 빠르게 인정하고 끊임없이 또 다른 시도를 했기 때문에 더욱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과감하게 결정하고 상황을 주시하며 조정하는 리더십이 필요할 때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