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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족관이 제일 많은 나라여행지 이야기 2021. 10. 22. 23:03
섬나라인 일본은 국민들이 바다에 관심을 참 많이 갖고 있습니다. 크고 작은 수족관 숫자가 100 개 가 넘어서 세계에서 가장 많고요 , 전국 곳곳 유명 관광지마다 수족관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지요. 오늘은 일본의 수족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본에서 수족관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882 년이었습니다.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 물고기를 본다는 뜻의 관어실이 생겼는데요, 17평 넓이 아파트만 한 공간에다 15개의 어항을 놓고 금붕어나 징거미새우, 도롱뇽 등 담수생물들을 보여 주었다고 합니다. 현대의 번듯한 수족관과 비교하면 규모가 아주 작고, 전시 생물 종류도 몇 안 되었지만 대단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일본 수족관의 시작입니다. 그로부터 15년 후 수족관은 한층 개선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1897년 효고(兵庫) 현의 와다곶(和田岬)에 ‘와다곶 수족 방양장’이 만들어졌는데, 수조 안의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순환형 여과설비를 갖추었습니다. 거기다가 바닷가에 위치해 바닷물고기까지 전시할 수 있는 최초의 수족관이었습니다. 민물고기는 물론 20개 수조에다가 53종의 바닷물고기를 전시할 정도로 규모도 꽤나 컸지요. 그런데 이 수족관은 한시적으로 3개월 동안만 문을 열었는데, 최초로 바닷속을 들여다보는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연일 관람객이 줄을 섰다고 합니다.
20 세기에 들어서면서 요즘에 볼 수 있는 수족관 형태가 드디어 등장하였습니다. 즉 통로 양쪽에 기차 창문 크기의 유리창이 일정한 가격으로 죽 이어진 전시 수조가 생기게 된 것이지요. 1970년대가 되면서 단순히 보며 즐기는 수족관이 아니라 놀이공원식의 수족관이 바닷가에 등장하게 됩니다. 돌고래와 물개 쇼를 하는 가모가와(鴨川) 씨월드를 비롯하여, 유사한 형태의 수족관이 연달아 문을 엽니다. 일본 경제가 호황기였던 1990년을 전후해서 오사카 가이유칸, 도쿄 가사이 임해 수족관, 나고야 수족관, 요코하마 핫 케이지 마 시 패러다이스 등과 같은 대규모 수족관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재개장하면서 수족관 인기가 최고조에 달하게 됩니다. 이렇게 비슷한 시기에 많은 수족관이 탄생하거나 재개장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수족관 안에는 바닷물을 채운 전시수조가 있지요. 바닷물을 끊임없이 채워줘야 하기 때문에 건물은 바닷물에 의해 부식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수족관 건물의 수명은 다른 건물보다 짧은 20년에서 30년 정도이지요. 1970년대에 세워진 수족관이 1990년대에 재건축 시기를 맞았던 것도 다 이 때문입니다.
수족관이 재건축을 하기까지 20년이라는 세월 동안 수족관 관련 기술은 엄청난 발전을 했습니다. 미세한 수온 조절이 가능하게 되고, 바닷물 여과 기술이 발달하면서 예전에는 사육하기 힘들었던 해양생물도 사육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전시 방법도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에서 교육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해양생물을 만져볼 수 있는 터치풀 등이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한편 수족관 인기에 편 승하여 최근에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도입한 수족관들이 등장하였습니다. 요코하마에 있는 ‘요시모토 재미있는 수족관 ’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이름 그대로 모든 전시가 웃음을 자아내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문어 수조에는 문어로 된 음식 다코야키 틀이 들어가 있기도 하고요, 연어 알밥 위에는 알에서 나온 듯 치어들이 헤엄을 칩니다. 수족관 이름 요시모토가 개그맨을 양성하는 회사인 만큼 수족관이 한 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지요. 또 호텔 안에 수족관이 만들어지기도 했는데요. 도쿄 시나가와 역 앞의 프린스호텔 안에 있는 ‘엡손 시나가와 아쿠아 스타디움’이 그런 경우입니다.
일본의 대표적인 수족관이라 할 만한 츄라우미 수족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수족관이 자리 잡고 있는 오션 엑스포 파크는 1975년 해양을 주제로 오키나와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곳입니다. 박람회가 끝나고 관광객이 줄어들자, 관광 활성화를 위해 세계박람회가 열렸던 바로 그 장소에 수족관을 세우기로 하였습니다. 츄라우미 수족관 은 2002 년 개장 당시 단일 수조 규모로 세계에서 가장 큰 7 천 5 백 톤 수조를 보유하였으나 , 3 년 뒤 용량 2만 4천 톤의 미국 조지아 수족관이 문을 열고 , 다시 3 년 뒤 2008 년에 용량 1만 1천 톤의 수조를 갖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수족관이 만들어져 규모면에서 세 번째가 되었습니다. 수조가 큰 만큼 길이가 7미터가 넘는 대형 고래상어를 비롯하여 대형 가오리 등 시선을 압도할 만큼 큰 물고기들이 바로 눈앞에서 유유히 헤엄치기 때문에 관람객들은 거대한 아크릴 수조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지요. 츄라우미 수족관은 열대해역에 자리 잡고 있는 지역적인 특색을 반영하여 살아있는 다양한 산호초를 자연조건에서 사육 전시하고, 따뜻한 해류인 구로시오가 통과하는 곳에 있는 만큼 구로시오 해역에서 볼 수 있는 해양생물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키나와를 포함하는 류큐제도 부근에는 수심이 수천 미터에서 만 미터에 달하는 심해가 펼쳐져 있으므로, 심해에 사는 신비한 해양생물도 전시하고 있지요.
일본은 우리나라와 아주 가까운 나라인데도, 수족관의 개수와 규모는 아주 차이가 큽니다. 일본은 수족관을 보러 세계 각국의 관광객이 몰려들 정도지요. 수족관으로 인해 관광 명소가 생겨나는 일본을 우리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