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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다윈이 진화론을 쓸 수 있었던 것은 영국 함정 비글호를 타고 전 세계를 일주한 그 경험 때문입니다. 그 여행기를 담은 책이 ‘비글호 여행기’라는 책인데요. 한번 읽어보시면 굉장히 재미있습니다. 200년 전 론리 플래닛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 비글호에는 전 세계 사람들의 식습관에 대해서도 비교적 소상히 나와 있는데요. 남미여행에서는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이 ‘인디오 즉 현지 원주민들입니다. 이 인디오들은 소금을 많이 먹는다. 심지어 어린애들은 이 소금을 설탕처럼 핥아먹는다. 이러한 습성은 인디오와 비슷한 생활을 하지만 소금을 거의 먹지 않는 스페인계 가우초 이 가우초라고 하는 것은 현지 인디언 원주민들과 정복자인 스페인 사이에서 태어난 반 원주민들을 뜻하는 용어죠. 이 가우초들과의 습성과는 크게 다르다. 남미에서 식물성 음식을 먹고 사는 사람들은 아주 짜게 먹는다고 한다.’ 그냥 무슨 말이냐. 그러니까 원주민은 주로 채식위주의 식습관을 가졌었는데 그러다보니 소금을 많이 먹게 되는 것이고, 이 가우초는 육류위주의 식습관을 가졌는데 반면에 소금을 거의 먹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디오들은 무염인 채소를 많이 먹었고 가우초들은 지방이 절절 흐르면서 소금기가 많은 기름진 육류를 엄청나게 많이 섭취했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육식은 소금 함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며, 채식은 비교적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채식보다 육식을 할수록, 또 가공식품을 섭취할수록 소금섭취량은 본인의사와는 무관하게 자연스럽게 증가하게 됩니다. 이 가공식품이 우리 식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우리가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겠습니다.
저의 직속 선배님이신 조선시대 허준 형님이 쓰신 동의보감에는 소금에 대해서 이렇게 나옵니다. ‘중국의 서북쪽 사람들은 소금을 적게 먹어서 오래 살고 병이 적고, 동남쪽 사람들은 소금 먹기를 좋아하며 오래 살지 못하고 병이 많다’ 또 이렇게 나옵니다. ‘양념에 소금이 없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적게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만일 특히 기침이나 부종 있는 사람은 절대로 먹지 말아야 한다.’ 이런 구절이 나오죠.
500년 전에도 소금을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본겁니다. 특히 폐가 좋지 않아 기침을 하거나 신장이 좋지 않아 붓는 사람은 지금과 마찬가지로 무염식을 권하고 있습니다.
소금은 우리말입니다. 소곰에서 유래한 겁니다. 소금은 한자로 이 염(鹽)자를 씁니다. 염자를 파자, 분해하는 거죠. 그러면 염자가 신하 신(臣)자 그리고 위에는 사람 인(人)자 그리고 소금 로(鹵)자 그리고 밑에 그릇 담을 그릇 명(皿)자로 이루어졌습니다. 이게 무엇을 형상화 한 것이냐? 한 사람이 신하처럼 종일 화로 이거는 뚜겅이 달린 가마솥에 뭔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을 형상화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사람이 신하처럼 부글부글 끓는 것을 그릇에 담아가지고 하루 종일 이 바닷물을 휘이 휘이 저어가며 수분을 날리고 날려서 그 그릇 속에 소금을 모으는 과정을 형상화한 상형문자입니다. 그런데 소금은 많이 먹어도 문제지만 반면에 적게 먹는 것도 문제입니다. 좋은 음식은 좋은 소금으로부터 시작되고 이 좋은 음식이 좋은 몸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많이 먹어야 되는 최고의 발효식품인 김치도 좋은 소금을 써야 아삭아삭하고 맛있게 만들어 집니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염도가 높지 않은 3년간 간수를 잘 뺀 천일염으로 충분히 절여야 김치가 쉬 물러지지 않거나 시어지지 않습니다. 김치를 비롯한 우리 전통 발효식품의 이 깊은 감칠맛은 양질의 천일염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소금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여기 보시는 바와 같이 천일염입니다. 천일염은 바닷물을 햇볕과 바람에 증발시켜 만든 소금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서해와 남해에서 생산됩니다. 특히 3년간 잘 보관해서 간수를 뺀 천일염은 가장 좋은 소금입니다.
두 번째 소금은 가공염인데요.
가공염은 천일염을 볶거나 태워서 가공한 소금입니다. 이 가공 과정에서 유독성분이 제거되어서 맛이 비교적 부드럽습니다. 시중에선 흔히 ‘볶은 소금’ 또는 ‘구운 소금’으로 유통되면서, 우리가 죽염이라고 불리는 것도 이 가공염에 포함됩니다. 천일염을 3년간 보관하고 간수를 빼고 사용하면 좋으나 그렇지 못할 경우 대안이 되는 소금이 되겠습니다.
이 재제염은 천일염이나 정제염을 물에 녹여서 불순물을 없앤 다음 다시 열을 가해서 결정화시켜 만든 소금으로 흔히 이쁘기 때문에 ‘꽃소금’으로 불립니다. 입자가 천일염보다 곱고 균등하기 때문에 일반 요리용으로 널리 쓰지만, 사실 제조 과정에서 비타민, 미네랄 이런 성분들이 많이 제거되기 때문에 또 많이 섭취하면 영양상에는 좋지 않습니다. 이 마지막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만든 소금입니다. 주로 해외에서 많이 만들어지죠. 우리나라나 프랑스처럼 갯벌이 없는 해외에서 소금을 주로 많이 만드는 방식입니다. 기계적으로 대량 생산하기 때문에 ‘기계염’이라고도 불리고 시중에서는 ‘한주소금’으로 불립니다. 값이 저렴해서 여러분들 좋아하시는 라면·장류·제과·제면에 널리 사용됩니다. 정제염에 MSG, 글루타민산나트륨를 첨가하게 되는 것이 맛소금이 되게 되는 거죠.
금의 양은 줄이되 섭취할 때는 좋은 소금으로 만들어진 음식으로 간접적으로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류인 된장, 청국장, 김치 등입니다. 적절한 소금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설탕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겁니다. 저염식 캠페인을 통해 소금의 짠맛이 줄어든 대신에 이 설탕의 단맛과 고추의 매운맛이 늘면서 오히려 당뇨와 위장병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짠맛이 줄어서 부족한 간을 단맛과 매운맛으로 보충하기 때문입니다. 지나친 단맛과 매운맛을 끊기 위해서는 적절한 소금의 짠맛이 필수적입니다. 왜냐면 짠맛은 단맛을 이기기 때문입니다.
소금은 조금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