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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SNS 인기앱, 스냅챗
    경제 이야기 2021. 10. 20. 00:23

    최근 해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터넷 캐릭터가 있습니다. 바로 ‘춤추는 핫도그’인데요. 헤드폰을 끼고 춤추는 핫도그의 모습이 참 귀엽죠? 그래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이 핫도그와 사진을 찍으며 SNS에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에선 본 적이 없다고요? 맞습니다. 이 사진을 찍는 앱이 한국에선 많이 쓰이지 않는 메신저 앱이거든요. 하지만 이름은 들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메시지를 보내고 10초 후면 사라지는 스냅챗이라는 앱입니다.

     

    스냅챗이 태어난 것은 지난 2011년입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에번 스피걸, 바비 머피, 레지 브라운이라는 세 학생이 개발했죠. 이 앱의 핵심 아이디어는 ‘사진 메시지가 사라지는 메신저’입니다. 스냅챗으로 보낸 메시지는 메시지를 읽고 나면 10초 안에 저절로 사라집니다. 채팅창뿐만 아니라 서버에서도 완전히 사라져요. 행여 메시지를 저장하고 싶어 스크린 캡처라도 하면, 상대방이 캡처했다는 알림까지 보여주지요.

     

    우리 상식과는 아주 다르죠? 우리는 흔히, 사람들은 주고받은 메시지가 언제나 항상 잘 보관되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메신저 서비스는 꽤 훌륭한 백업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스냅챗은 이런 상식을 뒤집어 버렸는데요. 이런 특징이, 1980년에서 2000년대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아 버렸습니다. 왜냐고요? 이들은 다른 세대보다 훨씬 많은 메시지를 SNS에 올리고, 또 지우거든요. ‘좋아요’를 많이 못 받았거나,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거나, 잠깐만 사진이 보이길 원했거나,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로 올린 글이나 사진을 자주 지웁니다. 이들은 남에게 자신이 어떻게 보일 지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니까요. 스냅챗은 이렇게 기록되지 않길 원하는 마음에 응답해 준 겁니다.

     

    스냅챗이 성공한 원인 둘째는, 말 대신 사진을 보내는 세대의 욕구를 읽은 것입니다. 이 앱은 카메라 앱도 아닌데, 앱을 열자마자 사진을 찍는 화면이 먼저 뜹니다. 글 쓰지 말고 사진 찍어서 소통하라는 거죠. 그냥 사진을 찍는 것도 아닙니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가끔은 이상한 렌즈와 필터를 제공해서 여러 가지 장난을 칠 수 있게 해 줍니다. 10대들이 가지고 놀기에 딱 좋죠.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요? 언어학자인 그렛첸 맥쿨 로흐는 스냅챗의 렌즈와 필터가 파틱 커뮤니케이션이라 하는 일상적이고 의례적인 소통을 쉽게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합니다.

     

    학교 다니고 공부하는 10대라면 지루하고 반복적인 일상을 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 스냅챗이 재미있게 동영상이나 사진을 찍고, 이거 봐봐-하면서 쉽게 사회적 상호 작용을 불러일으키도록 해준다는 거죠. 소소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준다고나 할까요. 그래서 스냅챗은 메신저이자 SNS이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가 사람들이 가득 찬 광장에 놓인 기분이 들게 만들어 준다면, 스냅챗은 아는 사람만 만나도 되는 작고 마음 편한 SNS인 겁니다.

     

    또 다른 소통 방식을 제공해 준 탓일까요? 스냅챗은 크게 히트를 했습니다. 현재 월간 이용자가 3억 명이 넘습니다. 그중 71%가 34살 이하이고, 절반 가까이는 24살 이하입니다. 이들은 하루에 40분 정도 이 앱을 씁니다. 10명 중 7명은 여성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시장 평가도 좋은 편입니다. 스냅챗을 만드는 회사 ‘스냅’은 올해 기업 공개를 했는데요. 기업 가치가 최고 240억 달러에 이른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구글을 비롯한 여러 기업에서 인수 의사를 타진한다는 기사도 나왔죠.

    콘텐츠 형태도 많이 바꿨습니다. 24시간만 공개되는 스토리 기능을 비롯해 라이브 영상을 주류로 만들어 버렸죠. 현재 스냅챗은 조금 주춤하는 모양이지만, 여전히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플랫폼이 되기 위해 계속 전진하고 있습니다.

     

    스냅챗의 성공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 줍니다. 우리가 레드 오션이라고 여겼던 시장에서도 블루 오션은 있다는 것. 상식이라고 믿었던 것 안에는 또 다른 욕구가 항상 존재한다는 것 등이죠.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커뮤니케이션의 방식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문자 중심의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소통에서, 이미지 중심의 감성적이고 감정적인 소통으로. 정확하게는 문자 기반 커뮤니케이션 위에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이 더해진 형태로 바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핵심은 우리가 소비자들의 이야깃거리가 되어주는 겁니다. 우선 ‘살아있는 경험’ 그러니까 라이브 콘텐츠에 신경 써야 합니다. 이제 사람들은 내 눈앞에서 어떤 상황이 생생하게 일어나고, 거기에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정갈하게 잘 다듬어진 콘텐츠보다, 투박해도 현장감 있는 콘텐츠를 원합니다. 실제로 밀레니얼 세대가 기꺼이 지갑을 여는 콘텐츠는 생방송 콘텐츠라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효과적으로 눈길을 끌기 위해선 움직이는 짧은 영상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습니다. 스냅챗의 디스커버리라는 기능에서 선보이고 있는 형식인데요. 장담하건데, 지금 유행하고 있는 ‘카드 뉴스’ 형태의 콘텐츠는 조만간 5초에서 10초 정도의 짧은 영상이 이어진, ‘움직이는 카드 뉴스’ 형태로 변하게 될 겁니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은 감정적 의사소통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생각하기 이전에, 먼저 느끼니까요. 혹시 어떤 물건을 만들거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 있다면, 소비자에게 어떤 이미지로 다가갈지, 그들이 어떤 감정을 느낄지 배려하시기를 바랍니다. 지금 인터넷 세상의 소통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기반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오늘 꼭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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